클래식 음악가 소개(1)

지겨운 클래식? 재밌는 클래식!

알렉세이 이구데스만과 주형기



 클래식이라 하면 보통 '지겹다'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편견을 깨부수며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명은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바로 이구데스만(Igudesman)과 주형기가 오늘 소개할 분들 입니다. 일단,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번 이들의 공연을 보시고 시작할까요?




 영화 '코요테 어글리'에 삽입되어 유명한 글로리아 게이너(Gloria Gaynor)의 'I will survive' 가 클래식으로 편곡되었습니다. 정말 재밌지 않나요? 일단 이구데스만의 복장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보통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반바지(!)를 입고 나타났지요. 그리고 구두도 신지 않고 양말을 신은채로 연주를 합니다. 게다가 연주도 심상치 않습니다. 별의 별 방식으로 연주를 하는가 하면, 직접 노래를 부르기까지 합니다. 심지어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기까지 하지요. 그렇다고 이들을 클래식이 아닌 코미디언으로 치부하기에, 이들의 연주는 지나치게 훌륭합니다.


 바이올린을 켜는 알렉세이 이구데스만(Alecksey Igudesman)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음악과들과 협연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연주실력과 편곡실력은 어디가서도 꿀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위의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그의 진지한 바이올린 연주를 한번 감상해 보시죠.



 '끼'를 완벽하게 숨기지는 못해 곳곳에서 발산되긴 하지만, 그의 바이올린 연주실력이 엄청나다는것을 아셨을 겁니다. 한편, 그와 콤비를 이루는 주형기는 영국계 한국인으로 예후디 메뉴인[각주:1]이 '위대한 재능을 지닌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재능과 매력을 동시에 가진 사람입니다. 빌리 조엘은 18주 동안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였던 ‘상상과 환상(Fantasies and Delusions) 앨범에 담긴 빌리 조엘의 고전음악 피아노곡들의 편곡 및 녹음을 주형기에게 맡겼을 정도입니다. 이런 둘이 뭉쳐, 그야말로 독특하기 그지없는 쇼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2004년,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음악당인 비엔나의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에서 초연을 선보이고 엄청난 인기를 얻은 이구데스만과 주형기의 공연은 창의적이고, 재미있으며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합니다. 그야말로 '보는 음악'이자 '즐기는 음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리모콘을 이용해 오케스트라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Where is the Remote Control?'도 인상적이지 않습니까?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할 것 같은 'Piano Lesson'입니다. 잘 들어 보시면 친숙한 말이 계속해서 들리실 텐데요. 이런 독창적인 시도에, 엄숙한 클래식만을 생각했던 사람들이 재밌어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들의 음악은 음악의 원래 의미인 '즐기는 것'에 충실한 것은 아닐까요. 한국에서도 몇번 공연을 했다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보러 가고 싶습니다.


 클래식은 보통 지겹고, 엄숙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대중 음악을 더 가까이 하지요. 하지만 이구데스만과 주형기의 이런 노력이 사람들에게 클래식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다른 음악과 다를 바 없이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은 아닐까요? 이들의 공연을 보시며, 클래식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네요.



알렉세이 이구데스만과 주형기



  1. 예후디 메뉴인: 영국의 전설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본문으로]
Posted by 시간의잡동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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